백용성조사 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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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 스님의 큰 뜻 통일운동으로 이어갈 것”(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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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014-05-23 조회3,4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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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탄생 150주년 기념사업 주도 정토회 회주 법륜 스님
ㆍ3·1운동 주도 33인 중 한 명… 대각사상 주창·불교 대중화
ㆍ29일 사상조명 학술대회 등 우리시대 문제 해결법 찾아

1969년 어느 날, 경주 분황사 스님이 바쁜 걸음으로 법당을 빠져나가는 고등학생을 불러세웠다. “어디 가느냐.” “집에요.” “그 다음에는 어디 갈 건가.” “학교에 가야지요.” “그 다음에는.” “…” “결국 죽으러 가는 놈이 뭐가 그리 바빠.” 학생은 그 말에 충격을 받아 머리를 깎고 출가했다. 이날 스승과의 대화는 평생 화두가 됐다. “너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즉문즉설’ 열풍의 주인공이자 우리 시대 멘토로 불리는 정토회 회주 법륜 스님이다.

법륜 스님이 이번에는 독립운동가 백용성 스님(1864~1940)의 탄생 15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에 발벗고 나섰다. 용성 스님은 3·1운동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다. 불교계 대표로 만해 한용운 스님과 함께 참여했다. 근대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고승이기도 하다. 대각사상(大覺思想)을 주창한 불교 사상가, 불교 경전을 한글로 번역한 최초의 역경가, 왜색 불교를 통렬히 비판하며 선농일치(禪農一致)를 실천한 선각자로 존경받는다.

“일반에게는 만해 스님보다 덜 알려져 있지만 독립운동에나 불교사적 위치에서 큰 발자취를 남긴 분입니다. 일제 침탈 속에서 흐트러진 불교를 바로잡고 불교의 지성화·대중화·생활화를 이끈 선구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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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백용성조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법륜 스님이 22일 서울 인사동에서 용성 스님의 삶을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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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 스님(1864∼1940)의 영정.


22일 서울 종로에서 만난 법륜 스님은 “독립을 외친 지 거의 한 세기가 지났지만 남북이 분단돼 아직도 완전한 자주독립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150주년 기념행사를 계기로 용성 스님의 행적을 오늘의 시대적 과제인 통일운동으로 되살려내는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오는 29일 서울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시대의 큰스승, 용성 조사를 만나다’란 주제로 용성 스님의 사상을 폭넓게 조명하는 심포지엄을 연다. 허우성 경희대 철학과 교수가 ‘부처님 정법의 계승과 전파’, 김순석 국학진흥원 수석연구위원이 ‘시대의 과제, 독립운동’에 대해 주제발표를 하고 서재영 불광연구원 책임연구원, 김경집 진각대학원대학교 교수 등이 토론자로 나서 용성 스님의 시대정신을 오늘에 맞게 계승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다음달 5일에는 전북 장수군 죽림정사에서 대규모 탄생기념식을 연다. 추모 다례제와 기념식, 용성음악제, 기념 퍼포먼스 등으로 꾸며진다.

법륜 스님은 용성 스님과 시대를 뛰어넘어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용성 스님은 동암, 동헌, 인곡, 운암, 혜암, 소천, 고암, 자운 스님 등 뛰어난 제자들을 많이 배출했다. 3·1운동으로 1년6개월간 옥고를 치른 그는 불교 개혁을 위해 대각교를 설립해 대각운동을 펼쳤다. 만주 북간도에 대각교당과 대규모 농장인 선농당을 건설해 유랑하는 동포들의 정착을 도왔다. 여기에서 나오는 자금으로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이 시절 용성 스님의 독립운동을 보좌하고 마지막까지 모신 제자가 동헌 스님이다. 그리고 법륜 스님을 불문에 끌어들인 도문 스님이 바로 동헌 스님의 제자다. 법륜 스님은 용성 스님의 증손제자가 되는 셈이다.

도문 스님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용성 스님의 민족사상, 불교사상을 선양하는 일에 바쳤다. 2007년에는 용성 스님의 생가터인 전북 장수군 번암면 죽림리에 죽림정사를 세웠다. 그곳에 생가를 복원하고 기념관과 교육관을 지었다. 용성 스님의 유훈에 따라 역대 우리나라 불교 전래지를 성역으로 만들었으며 인도·네팔 등 불교 5대 성지에 한국 사찰을 세웠다.

법륜 스님은 스승의 뜻에 따라 죽림정사 주지를 맡고 있다. 지난 3월 사단법인 ‘독립운동가 백용성 조사기념사업회’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이제 용성 스님 기념사업은 고스란히 그의 몫이 됐다.

“반세기에 걸친 도문 스님의 노력으로 이제 하드웨어 격인 용성 스님 유훈 사업은 마무리됐습니다. 용성 스님은 승려라는 직분에 충실하면서도 늘 대중에게 다가갔고 사회의식과 시대의 염원에 깨어 있었습니다. 저도 자연스럽게 용성 스님의 사회의식을 물려받은 것 같아요.”

법륜 스님은 북한동포 돕기단체 좋은벗들, 제3세계 구호활동단체 한국JTS, 평화운동과 통일운동을 펼치는 평화재단, 환경운동단체 에코붓다, 수행공동체인 정토회 등을 이끌면서 인권·평화·통일운동을 펼치고 있다. 법륜 스님은 “이번 심포지엄과 탄생기념식을 통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용성 스님의 행적들을 되짚어보고 용성 스님의 사상을 통해 우리 시대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용성 스님은 당시의 사회운동인 독립운동으로 식민지 시대의 아픔을 감당했습니다. 오늘날 분단시대의 아픔이자 과제는 통일운동입니다. 통일만이 과거 100년의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 100년의 희망을 만드는 길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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